Let's Talk About part.1
안녕하세요~ DJ 루바토입니다~!
오늘은 제가 몸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슬픈이야기와 기쁜이야기를 동시에 하고 싶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꼭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올해 상반기에 레이블을 하나 만들 계획입니다.
이미 이름은 정했고, 사업자등록과 유통사계약 등의 과정이 남았네요.
Trance & Progressive, Chill-Out 스타일의 음악들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우선 1년간 제가 만든 음악들만 발매할거구요.
롤모델은 Eric Prydz의 Pryda Recordings입니다.
음원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체험해보고 싶고,
그동안 궁금했던 정산시스템도 체크해보고 싶네요.
그후에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결정해볼 생각입니다.
몇몇 리믹스 프로젝트에 대한 가능성도 고려중입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안된다', '왜하냐', '망한다' 등등의 말씀을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제가 Trance라는 장르를 택했을 때도 많은 분들이 제게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그럴수록 더 오기가 생기거든요.
'I don't care.' 저는 갈데까지 열심히 가볼겁니다.
자! 그럼 제가 이 일을 '왜' 하냐구요?
저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11곡의 오리지널 트랙 (자작곡), 12곡의 리믹스(편곡),
1곡의 공동작업, 1곡의 피춰링 트랙을 발매해왔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이 모든 음악을 발매하고 지금까지 저는 저작권료를 제외하고
단 한푼의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도 받지 못했습니다.
제가 받은 음원 수익이 '0'이란 말이죠.
그리고 정산 내역에 대한 공개를 그 누구에게도 받지 못했습니다.
계약서란 것도 별 효력이 없더군요.
심지어 그 음원수익으로 클럽에 테이블을 잡고 술마시자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단, 씨스타와 F.Cuz의 리믹스는 예외입니다.
편곡비와 저작권료를 받고 수익은 포기했습니다.
제가 일해보니 가요기획사들이 훨씬 일처리가 깔끔하더군요.)
'투명한 정산내역 공개'와 '공정한 수익 분배'는 레이블의 책임과 의무가 아닐까요?
많은 분들이 이 책임과 의무에 대해 간과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요청해야 알려주는 것이 아니란 거죠.
내역을 요청한다는 것 자체가 제 상식에서는 말이 안되는 것 같네요.
손익 분기점 혹은 최소 정산 비용을 못 넘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역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단 한곡이 팔렸더라도 말이죠.
그래야 충격도 받고 자극도 받고 다음 플랜을 세우지 않겠습니까?
물론 돈이 얼마 되지도 않고 너무 바쁘셔서 한분도 안해주셨죠.
하지만 단 1원이라도 제게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저는 이것이 돈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까탈스럽게 구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뮤지션으로서의 권리라고 봅니다.
너무 지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음악을 왜 만들까에 대한 회의로 가득찬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해에 돈이 좀 된다는 가요 기획사와 업무를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하다보니 제가 원하는 음악과 점점 멀어지는
멘붕기가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기 겁이 나더군요.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네임밸류나 스펙을 쌓기 위해
잘 알지도 못하고 무턱대고 트랙을 발매했습니다.
마음이 급했던거죠.
나중에는 가요 쪽에 어떻게 붙어보면 잘 풀릴까라는
의존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결국 이런 상황을 만든 것에는 제 선택과 책임이 크다는 결론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분노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에너지의 방향을 선회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잠자고 있던 저의 프로젝트들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원하고 좋아하는 걸 해야하나봅니다.
앞으로는 누군가에 의존해서 책임전가 할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자유롭게 세상에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책임도 제가 져야 하겠죠.
BEATPORT TOP 100 같은 뭔가 거창한 걸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우리나라 음악 씬에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고,
가치의 선순환을 만들어 혼탁해진 시장의 정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DJ 루바토를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분들께서는
저의 레이블에서 새로 발매 및 재발매될 음악을 구매해주셨으면 합니다.
기존에 발매된 음원 수익에 대해서는 비싼 수업료라 생각하고 감사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 아닌 누군가가 이런 상황들을 겪지 않길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긴 얘기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한해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p.s. 다음 주에는 제가 겪은 '리믹서의 고충과 대안의 모색'에 대한 제 생각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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